목록성(性) (4)
모험러의 책방
「소외에 대한 주자학의 설명은 이렇다. 환경의 자극은 일정한 심리적 신체적 응답을 촉구한다. 이를테면 나는 노하거나 기뻐한다. 그런데 분노해야 할 곳에서 침묵하고, 기뻐해야 할 곳에선 무감각하다면······ 그것은 나의 잠재적 에너지, 즉 성(性)을 적절히 정(情)으로 실현하지 못한 셈이 된다. 그것은 우주적 실패에 해당한다. 이 과(過) 혹은 불급(不及)은 왜 일어나는가. 총체적으로 ‘나’에 대한 고립적 관심과 염려 탓이다. 이 ‘기질의 간섭’으로 하여 나는 우주적 기의 본원적 네트워크가 미리 예비한 온전한 반응으로부터 스스로를 ‘마비’시켜버린 것이다. 주자는 이때 ‘마비’를 말하면서 의도적으로 한의학에서 쓰는 용어 불인(不仁)을 빌려왔다. 여기서 주자학이 인간의 모든 문제를 ‘죄’나 ‘불복종’이 아니..
「성性, 성星, 성聖, 성誠은 다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다. 종교, 철학, 예술, 과학을 옛날 사람들은 인, 의, 예, 지라고 하였으며 이것이 바로 성性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성性을 발전시켜 인, 의, 예, 지가 되면 그것이 성聖이다. 그리고 이 성聖이란 말은 귀(이耳)는 종교, 눈(목目)은 철학으로, 입(구口)은 과학으로 코(비鼻)는 예술로 연결시켜 종교와 철학과 예술과 과학을(이목구비) 완성시켜 왕이 된 것이 성聖이라는 뜻이다. 주자나 퇴계가 말하는 성性이란 바로 인, 의, 예, 지라고 보면 되겠다. 인, 의, 예, 지가 인간이 갖고 있는 영성, 이성, 감성, 오성이며 이것이 발전되면 종교, 철학, 예술, 과학이 되어 인간의 문화와 문명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성性이라는 것이 무..
「『중용』의 핵심은 맨 첫 장에 나오는 한마디이다.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 이것이면 다 된다. 그러니까 언제나, 교敎에서부터 도道로 가고, 도로부터 성性으로 가고, 성으로부터 천天으로 가는 것이다. 이것이 공자가 우리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다. [교敎 -> 도道 -> 성性 -> 천天]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그것을 알아야 한다. [교] 알고 나면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도] 실천해 나가다 보면 차츰 자기라고 하는 것이 완성되어 간다. [성] 이렇게 교에서 도, 도에서 성, 성에서 다시 천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을 맹자는 미대성신으로 설명한 것이다. 결국은 같은 말이다.」* 14/11/07 * 김흥호 전집, 에서 발췌, 재구성. 2014/11/0..
「입이 좋은 맛을, 눈이 좋은 색을, 귀가 좋은 소리를, 코가 좋은 냄새를, 사지가 편안하기를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性)이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마음대로 안 되는 한계(命)가 있으므로 뜻있는 사람은 그것을 본성이라는 핑계로 다 추구하려 하지 않는다. 부모와 자식이 사랑을, 임금과 신하가 의리를, 손님과 주인이 예의를, 현명한 사람이 지혜를, 성인이 천도를 추구하는 것에 마음대로 안 되는 한계(命)가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사람의 본성(性)이 있으므로 뜻있는 사람은 그것을 한계가 있다고 핑계 대지 않고 늘 다 추구하려 한다.」* - 맹자 장의 "군자불위성君子不謂性", "군자불위명君子不謂命" 구절 물론 식(食), 색(色)이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은 인간 본성이다. 그러나 사랑과 지혜가 마음을 기쁘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