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와 유교
「유교 성왕론을 깊이 있게 분석해보면, 유교가 세습 왕조를 위한 사상이요 종교라는 통념은 깨진다. 아니 뒤집어진다. 『서경』이 지지하는 것은 밑으로부터의 선거에 의한 왕위 선양이지 왕위 세습이 아니다. 최고의 성왕인 요순 임금은 선거로 선양했다. 순 임금도 우 임금에게 선양한다. 우 임금도 성왕이다. 그런데 이 우 임금 때 왕위가 아들에게 세습되어 하 왕조가 세워진다. 그러나 맹자에 따르면 이 세습은 우 임금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 즉 맹자는 세습을 성왕의 뜻에 부합하는 정당한 행위로 보지 않았다. 그렇다면 왕조 체제가 종식된 오늘날, 유교의 합리적 핵심은 오히려 더 온전히 작동할 수 있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왕조 체제, 세습 체제의 종식은 새로운 유교, 포스트 유교 시대의 개막을 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