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새들도 춥지 않을까 싶은 추위가 주중 내내 계속되었다 서울의 그늘진 추위는 유독 매섭지 않은가 하고 한 사람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러자 서울 추위가 서럽다며 내가 어쩌다가 따뜻한 고향을 두고 여기까지 흘러왔나 하는 하드보일드한 감상이 든다는 답장이 왔다 내 고향은 추웠다 영하20도까지 떨어졌다는 어느날 신문기사에 고향이 나왔었다. 그 기사 말미에 인터뷰에 응한 80대 모 할아버지 왈, "아 요즘 겨울이 겨울인가. 이 정도는 추워야 겨울이지!" 아이고, 할배요! 고향의 쨍쨍 얼어붙는듯한 그 추위는 할배의 시원스런 허세처럼 상쾌한 맛이 있었다 그 추웠던 곳, 산골소년의 기개는 다 어디갔는지 난 지금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벌벌 떨고 있다 그 사람과 다르게 난 추운 곳에서 따뜻한 곳으로 흘러온 것인데 뭔가 계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