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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고이티솔로와 데리다의 메시지는 뮈세의 메시지와는 사뭇 다르다. 이 두 소설가와 철학자는 공히 위대한 예술에는 그 어떤 고국 땅도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정반대로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예술은 수많은 고국 땅, 가장 틀림없는 사실은 적어도 하나 이상의 고국 땅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비결은 집 없음이 아니라, 많은 집들을 내 집으로 삼는 것이며, 그 각각의 집 안팎에 동시에 있는 것이며, 친밀함과 외부인의 비판적 시선을 결합하는 것이며, 참여와 초연함을 결합하는 것이다. 이는 안착한 사람들이 도저히 배우기 어려운 기술이다. 이 비결을 터득하려면 망명의 가능성을 가져야 한다. 엄밀히, 안에 있으되 그곳에 속하지는 않는 식의 망명 말이다. 이 상황이 초래하는 '국한되지 않음'..
「만약 여러분이 '실제 세계'의 진실을 찾고자 한다면, 카프카, 무질, 보르헤스, 페렉, 쿤데라, 우엘벡 등에게서 힌트를 얻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겁니다. 실험관 속에서 배양되고 길러진 소인들(homunculi)의 불확실한 가정들로 가득 찬 '지식'은 별 도움이 안 될 겁니다. 그리고 만일 여러분이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한다면, 자신만의 메시지를 갖고 말을 건네야 합니다. 독자들이란 '세계-내-존재'로서 자신만의 삶의 진리를 찾고자 애쓰며, 세상으로부터 숨겨진 혹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거나 간과했거나 무시하고 지나쳤던 통찰들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지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을 표현할 수 있는 적확한 언어를 찾는 것이며, 그 경험과 관련이 있거나 유사한 주제들에 천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