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분하고 애태우지 않는 사람은 공자라도 어찌할 수 없다
「논어는 우리에게 최소한의 속수(束修)를 요구하고 있다. "논어가 과연 오늘날과 같은 변화된 환경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우리가 논어로 가려는 의지보다 논어는 우리가 팔짱을 끼고 있더라도 스스로 우리에게 오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안이한 요구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 능히 도(道)를 넓히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 논어에 대하여 취하는 그러한 태도는 근본적으로 논어와의 만남을 가로막고 있다. 논어는 문자라는 경직된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공자의 현존을 갈음하는 '말씀'이다. 생전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 하고 말하지 않는 자에 대해서는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의 현존을 갈음하는 어록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