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에는 해방이 없다
「내가 이 책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이론적 재구성을 통한 생활세계에 대한 비판을 행위자들을 해방시키는 데 적용함으로써 적합성 공리를 실현시켜보려 했던 비판이론가들의 시도는 궁극적으로 서로의 시도가 이런 이상에 못 미친다고 비난하는 이론적 논쟁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 책에서 논의된 이론가들의 저작을 관통하는 '이론적 비판을 통한 해방'이란 아이디어는 랜들 콜린스가 지식인들의 '상호작용 의례사슬'이라고 부른 과정을 통해서 성(聖)스럽게 돼버린 대상이다. 비판이론가들의 상호작용 의례를 유지하고 계속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감정적 에너지'는 이론가들이 일상행위자들과의 담론에 참여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대상에 관심을 집중하는, 즉 서로 잘 알고 있거나 혹은 상상속에서나마 경쟁하는 동료 지식인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