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노자, 붓다의 맛
「애석한 것은 후세의 학자들이 각자 자기가 소속된 가르침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유학을 익히는 자는 그 속에서 구속되어 있고, 노자를 익히는 자는 세간의 모든 제도와 가치를 무시하고 미친듯이 행동을 방종하게 하며, 불교를 배우는 자들은 자기만이 옳다는 아집 때문에 그 소견이 궁색하게 좁아진다. 이러한 학자들의 폐단은 모두가 아집에 기인하는 해로움이다. 학자들이 정말로 애써 아집을 타파할 수만 있다면 광대한 시야를 가리고 있는 울타리를 부수고 대방가(大方家)가 되리라. 후세에 불교를 배우는 무리들이 노자를 모른다면 곧장 단멸의 허공 속으로 달려가느라 목전에 존재해 있는 법이 모두 장애가 되고 하는 일에서 해탈을 얻지 못할 것이며, 공자를 모르고 불법만을 가지고 세상을 거닌다면 결단코 세도인정(世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