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내리고 얼마 안 남은 단풍잎도 다 떨어져 간다 아무리 떨어지지 않으려 애를 써도 우리 삶도 언젠가 툭― 가지에서 떨어질 것이다 두려운 것은 채 곱게 물들지도 못한 채 가지에서 떨어져 어느 낯선 골목에서 이리저리 뒹굴다 잊혀지는 것이다 사랑하는 이의 가슴속에 책갈피로 남지도 못한 채 12/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