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만이 발하고 이(理)는 거기에 탈 뿐이다
헤겔 등은 동양철학을 속된 말로 개무시하지만, 조선의 천재 율곡 이이는 화이트헤드가 주장하는 이른바 '과정 철학', '유기체 철학'의 아이디어를 1500년대에 이미 선취하고 있었다. 불가나 도가는 뭐 말할 것도 없고. 「신유학의 이(理) 개념은 과정 철학의 '영원 대상'(eternal object)에, 기(氣) 개념은 '사실 존재'(actual entity)에 비교될 수 있다. 주자와 퇴계는 이(理)에 작위성이 있다고 본데 대하여, 율곡은 없다고 보았다. 퇴계의 이기호발론과 율곡의 기발이승론은 이런 점에서 서로 대립된다고 할 수 있다. 퇴계는 이(理)와 기(氣)에 효능인이 있다고 본 데 대하여 율곡은 그것이 기(氣)에만 있지 이(理)에는 없다고 본다. 플라톤의 경우는 이데아만이 작위성과 효능인이 있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