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이 곧 학문이다
― 어떤 하급 관리가 오랫동안 선생의 학문을 청강하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학문은 매우 좋기는 하지만 공문서를 관리하고 소송을 관장하는 일이 번잡하여 학문을 할 수가 없습니다." (왕양명) 선생께서 그것을 듣고 말씀하셨다. "내가 언제 그대에게 공문서를 관리하고 소송을 관장하는 일을 떠나 허공에 매달려 강학하라고 가르친 적이 있는가? 그대에게는 이미 소송을 판결하는 일이 주어져 있으니, 그 소송을 판결하는 일에서부터 학문을 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격물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소송을 심문할 경우에 상대방의 응답이 형편없다고 화를 내서는 안되며, 그의 말이 매끄럽다고 기뻐해서도 안된다. 윗사람에게 부탁한 것을 미워하여 자기 뜻을 보태서 그를 다스려서는 안되며, 그의 간청으로 인해 자기 뜻을 굽혀서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