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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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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가 아이언맨에게 너는 동료를 위해 희생할 수 있겠느냐고 비아냥거리는 장면이 있다. 철조망을 통과하기 위해 자신을 발판으로 내줘야 하는 상황을 예로 들며. 아이언맨은 뭘 그런 당연한 것을 묻느냐는 얼굴로, 나는 그냥 그 철조망 자체를 없애버리겠다고 답한다. 그 말에 빙긋 웃었다. 재밌는 사실은, 막상 다급한 순간에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는 건 아이언맨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장면에서 울컥했다. 그가 희생을 택했기 때문이 아니다. 억만장자 슈퍼히어로인 그도 마지막 순간 원한 것은 사랑하는 애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었다는 것, 그 소망이 야속하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그럼에도 그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편안한 표정으로 최후의 순간을 맞이했다는 것, 때문이다.

1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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