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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버스터미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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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버스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서 있을 때였다. 내 앞에는 이주노동자로 보이는 외국인이 표를 잘 못 샀는지 무언가를 물어보고 표를 바꾸려 하고 있었다. 그는 서툰 한국말로 무어라 무어라 말했는데, 잘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표 구매에 약간의 정체가 생겼다. 매표원은 그를 힐끗 보더니 대뜸 반말하며 짜증을 냈다. 옆에선 한 아저씨가 다가오며 "뭔데? 어디 가려고 하는데?" 하며 역시 반말을 하며 위협적인 태도로 물었다. 내 바로 뒷줄에 선 어떤 사람은 다 들으라는 듯이 "아, xx. 짜증 나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황하지 않고 최대한 또박또박 공손한 태도로 다시 가지고 있는 표를 내밀며 자신의 상황을 힘껏 설명하며 표를 바꿔달라고 말했다. 짜증, 비아냥, 멸시가 공기 중에 팽팽하게 흐르는 가운데, 그는 그러한 공기가 익숙하기라도 한 듯, 침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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