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사랑 싸움, 그리고 게롤트의 좌절 본문
게롤트의 연적 마법사: "예니퍼의 인생에서 빠져주게. 거절은 고려해본 적 없네."
게롤트: "왜죠? 거부할 수 없는 논거라도 있나요? 아니면 얼마를 주면 내가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사라져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마법사: "나 마법사야. 자네가 원하는 것 중 많은 걸 들어줄 수 있네."
게롤트: "거절합니다. 당신이야말로 나와 예니퍼 사이에 파고드는 걸 그만두시죠."
마법사: "자네는 거부할 권리가 없어."
게롤트: "날 뭘로 보는 겁니까?"
마법사: "자네가 감정이라고 여기는 건, 세포벽에 붙은 기억이야. 신체기관의 반응에 불과한 거지. 자넨 이 해골과 마찬가지로 텅 비어 있네. 자네에겐 권한이 없어."
게롤트: "아우 지겨워. 내 권한 운운은 그만하시죠, 예? 내가 말했을 텐데요, 우리의 권한은 동등하다고. 아니, x발, 내 권한이 더 크지!"
마법사: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게롤트: "어젯밤에 예니퍼가 같이 잔건 당신이 아니라 나거든."
마법사: "(피식) 지금 그 사실에서 모종의 권한을 끌어낼 수 있다는 말인가?"
게롤트: "물론. 이것으로 결론은 났지."(내가 이김!)
마법사: "자.. 좋아. 근데 예니퍼가 오늘 오전에는 나와 잤다면? 왜, 이제 결론을 내보시지. 그럴 권한이 있다며. 난 벌써 결론이 나왔는데?"
게롤트: ...
오랫동안 침묵이 흘렀다. 게롤트는 낙담한 채 적당한 말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찾을 수 없었다. 단 한마디도.
- 모험러 각색. 단편 「얼음 조각」, 위쳐: 운명의 검, 안제이 사프콥스키, 함미라 옮김. 제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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