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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상부구조의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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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상부구조의 현상이며, 소수의 현상이고, 높은 곳의 현상입니다. 자본주의의 특권과 우위는 늘 선택할 여지를 누린다는 것입니다. 독점이 사라졌다고요? 그렇다면 다른 걸 찾으면 됩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자본주의는 죽었을지 모르지만, 아들과 손자의 자본주의는 계속 이어갑니다.」*

「최악의 오류는 자본주의를 '경제 시스템'이라고만 여기고 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사회 질서를 이용해 생존하고, 애초부터 육중한 상대자였던 국가와 (거의) 대등한 지위에서 맞서기도 하고 공모하기도 하는 존재입니다. 또 사회 구조를 지탱해주는 문화의 역할도 이용합니다. 왜냐하면 문화란 것이 서로 상충하는 조류로 나뉘고 불평등하게 분포하더라도, 종국적으로는 기존 질서를 떠받치는 것이 그 본연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또한 여러 지배 계급과도 결탁합니다. 지배 계급은 자본주의를 방어함으로써 자신을 방어하게 되니까요.」*

「소수의 특권으로서 존재하는 자본주의가 사회와 능동적으로 공모하지 않고 존재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사회 질서의 한 실재이고, 정치 질서의 한 실재이기도 하며, 문명의 한 실재이기도 합니다. ... 자본주의는 경제 영역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특수한 형태입니다. 그 실체는 인접한 영역과 그 영역들에 침투한 모습을 비추어 보지 않고는 충분히 설명될 수 없을 것이고, 그때에야 자본주의의 진정한 모습이 드러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근대 국가는 자본주의를 만들어낸 모태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물려받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자본주의에 우호적일 때도 있었고, 적대적일 때도 있었습니다. 또 자본주의가 팽창하도록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었지만, 머리를 드는 자본주의를 파괴하기도 했습니다. 자본주의는 국가와 한 몸을 이룰 때에만, 즉 자본주의가 국가가 될 때에만 승리합니다.」*

14/06/26

*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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