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만물이 일체라면서 왜 본문
한 제자가 왕양명 선생께 물었다.
"만물이 자신과 하나라고 말씀하시는데, 어찌하여 『대학』에서는 더 사랑하고 덜 사랑함을 말하는 것입니까?"
선생께서 말씀하시길,
"단지 도리에 저절로 더 마음을 쓰게 되는 것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몸은 일체이지만, 손과 발을 가지고 머리와 눈을 보호한다. 어찌 이것이 한편에 치우쳐 손과 발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겠는가. 단지 도리가 그럴 뿐이다.
또한, 동물과 식물은 똑같이 사랑스럽지만, 식물을 가지고 동물을 먹여 길러도 마음에 꺼리는 것이 없다. 사람과 동물은 똑같이 사랑스럽지만, 동물을 요리하여 어버이를 봉양하거나 제사에 바치거나 손님에게 접대하여도 마음에 꺼리는 것이 없다.
가족과 길을 가는 사람은 똑같이 사랑스럽지만, 한 그릇의 밥과 국만 있어 그것을 먹으면 살고 먹지 못하면 죽는데 두 명 모두에게 줄 수 없는 상황이면, 가족을 구하고 길을 가는 사람을 구하지 않아도 마음에 꺼리는 것이 없다. 이것은 도리가 이와 같은 것으로, 저절로 차등이 있는 것이다."*
13/05/07
* 정지욱, <양명선생유언록>에서 발췌,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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