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19세기에 생각한 이상과 20세기 본문
「여러분, 여러분은 머릿속에 미래를 그려 본 적이 있소? 도시의 거리에는 빛이 가득하고, 집집마다 초록의 나무가 우거지고, 모든 국민은 동기간이 되며, 진실한 사람이 되고, 노인들은 아이들을 예뻐하고, 과거는 현재를 사랑하고, 사상가는 완전한 정신적 자유를 누리며, 신앙이 있는 자는 완전한 평등을 누리고, 하늘을 종교로 삼고, 하느님이 직접 주교가 되고, 인간의 양심이 제단이 되고, 증오는 사라지고, 공장이나 학교에도 우정이 넘쳐흐르고, 형벌과 포상이 분명해지고, 모든 이가 일할 수 있고, 권리가 있고, 평화가 있고, 피를 흘릴 일도, 전쟁도 사라지며,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행복해지는 거요! 시작은 물질을 정복하는 것이요. 그다음은 이상을 이루는 것이오.
… 진실에 의해 다스려지는 현실, 이것이 목표요.
… 동지들, 19세기는 위대하오. 하지만 20세기도 행복할 것이오. 그때에는 낡아 빠진 역사 같은 것이 전혀 없을 거요. 지금처럼 정복, 침략, 강제로 빼앗는 왕위, 무력에 의한 국가들의 갈등, 여러 국왕 사이의 정략결혼에 의한 문화적 장애, 폭력 정치를 대물림하는 왕자의 탄생, 국제회의에 따른 민족의 분리, 왕조의 소멸로 인한 국가의 분단, 컴컴한 어둠 속 다리 위에서 뿔을 맞대고 싸우는 두 마리 염소처럼, 두 종교의 다툼 같은 것도 이제는 무서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오. 배고픔도, 착취도, 가난으로 인해 몸을 파는 행위도, 파업 때문에 직면하게 되는 끔찍한 생활고도, 교수대도, 칼도, 전쟁도, 또 사건의 숲에서 나타나는 날치기도 두 번 다시 무서워할 필요가 없을 것이오.
… 이 시대는 어둠의 시대인 것이오. 하지만 이 어둠의 시대야말로 미래를 얻기 위해 우리가 내야 할 당연한 보상금이오. 혁명은 일종의 세금이오. 오오! 이리하여 인류는 자유롭게 되고 깊이 위로받을 것이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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