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사물의 필연적인 힘 본문
「… 이 시기는 매우 특수해서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정치가들을 매우 잘 속인다. 국민은 휴식만을 요구하고 평화를 간절히 바라며 보통 시민이 되고자 한다. 바꿔 말하면 단지 평안하게 지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국민은 큰 사건, 위기, 모험, 위대한 사람 같은 것을 이미 너무 많이 봐서 이제는 그것들에 대해 진저리가 났다.
… 사람들은 새벽부터 걷기 시작해서 이제야 겨우 괴롭던 하루해를 넘길 수 있었다. 처음에는 미라보와 함께 뛰고 다음에는 로베스피에르와 함께 뛰고 세 번째는 보나파르트와 함께 뛰어 모두 완전히 지쳐 버린 것이다. 단지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쉴 수 있는 잠자리만을 요구했다.
[주거와 식량 같은 보장은] 형식적으로는 '왕'이 내리지만 실제로는 사물의 필연적인 힘에 의한 것이다.
… 나폴레옹의 몰락 뒤에 프랑스로 돌아온 이 숙명의 왕가는, 자신이 주는 자이고, 자기가 준 것은 다시 빼앗을 수 있다고 믿는 바보였다.
부르봉 왕가는 제정이 마치 극장의 무대 장치처럼 해체되는 것을 보고 스스로에게 힘이 있다고 믿었다. 왕가는 자기도 똑같이 떠밀려가게 되리라는 것을 조금도 예감하지 못했다. 자신 또한 나폴레옹을 끌어내린 그 손아귀 안에 있음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프랑스 사회의 뿌리는 부르봉 왕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속에 있었다. 그 깊이 감추어진 튼튼한 뿌리는 왕가의 권리가 아닌 한 민족의 역사를 구성하는 것이었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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