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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은 생성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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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도 좋지만 김상일 선생이 쓰는 '이울어짐'(perishing)이라는 번역어가 화이트헤드의 의도를 더 잘 살리는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 ― 더 정확히는 플라톤 ― 의 생성의 학설은 소멸의 학설(doctrine of perishing)에 의해 균형잡혀져야 한다. 계기는 소멸할 때에 존재의 직접성으로부터 직접성의 비존재로 이행한다. 그러나 이는 무(無)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굽힐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모든 시간은 소멸하여, 해명을 위한 방도가 되어간다.'(Pereunt et imputantur.)

인류의 일상적 표현은 우리 과거에 3개의 양상 ― '인과성', '기억', 그리고 직접적 과거의 경험을 그것의 변형된 현재의 기초로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 을 부여한다. 그래서 '소멸한다는 것'은 초월적 미래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계기의 비존재는 그것들의 '객체적 불멸성'이다. 순수한 물리적 파악이란 존재의 직접성에 있는 계기가 비존재의 객체적 불멸성으로 이행한 별개의 계기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과거가 현재 속에서 살아 있게 되는 통로이다. 그것은 인과성이며, 기억이다. 그것은 과거로부터의 파생에 대한 지각이다. 그것은 여건의 상황에로의 정서적 순응이며, 과거와 현재와의 정서적 연속성이다. 그것은 각각의 시간적 계기의 자기 창조를 파생시키는 기초적 요소이다. 그러므로 소멸은 생성의 시작이다. 과거가 어떻게 소멸하느냐 하는 것은 미래가 어떻게 생성하느냐 하는 것이다.」*

14/11/18

* 화이트헤드, <관념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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