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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뱃사공은 배를 다루고 조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배를 흘러가게만 하면 된다. 내가 대상의 운행 방식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이러한 궁극의 단계에서는, “그것이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에 대해 나는 전혀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다. 즉, 그것은 “자연스럽게” 될 뿐만 아니라, “명”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물 안에 있는 이 헤엄치는 자를 따라가듯이, 우리는 땅 위에 있는 무용수를 따라가 볼 수 있다. 무용수는 완벽하게 춤을 추는데, 그 이유는 그의 모든 동작들이 마치 “명”에 따라 행해지듯 ― 장자에서 매우 적절하게 언급되고 있는 것처럼 ―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무용수는 그를 이끄는 이러한 춤의 운행성에 내재해 있는 순수 논리가 자신의 온몸..
「그리하여 현대의 도시들을 괴롭히고 있는 문제들은 아무리 급진적이라도 도시 자체를 개혁하는 것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글로벌하게 파생된 문제들에 대한 지역적 해결책은 없다. 도시 개발자들이 내놓는 것과 같은 종류의 '안전'은 노동 시장의 유동성, 과거나 현재 계속 연마하고 있는 기술과 능력에 부여되는 가치의 취약성, 이미 널리 알려진 인간들 간의 유대의 취약성 그리고 협력과 제휴의 불안정함과 철회 가능성 등으로 인해 일상적으로 생겨나는 실존적 불안전성을 제거하는 것은 둘째치고 줄이는 데서도 무용하다. 실존적 조건에 대한 개혁이 도시 개혁에 선행될 필요가 있는데, 전자가 후자의 성공을 조건 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개혁 없이는 혼재공포적 압력을 극복하거나 해소하기 ..
「무거운 근대에서 가벼운 근대로, 고체 근대에서 액체 혹은 유동화된 근대로 가는 길은 노동운동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골조를 구성하고 있다. 그 길은 또한 먼 길을 돌아, 역사의 악평이 자자한 소용돌이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지구상의 '선진화된'('근대화'라는 의미에서) 지역 전반에서 노동운동이 쇠퇴해버린 끔찍한 난국을 ― 이를 야기한 것이 대중매체의 무력화의 여파이든 광고업주들의 음모이든 소비자 사회의 유인력 때문이든 혹은 볼거리 여흥 위주의 사회가 주의를 산만하게 한 것이든 간에 ― 그저 대중적 분위기가 변한 것으로 설명해 버리고 마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그다지 설득력이 있지도 않다. 엄청난 실책을 놓고 이를 '노동 정치가들'의 양면성 때문이라고 탓해보았자 소용없다. 삶의 맥락과 사람들이 살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