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
연암 박지원은 열하에서 여러 신기한 마술을 구경한다. 그 중 한 마술은 이런 것이었다. 마술사가 유리 거울을 탁자 위에 놓고 거울을 열자 거울 안에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집에서, 아름다운 사람들이 지극히 평화롭게 노닌다. 구경하는 사람들은 부러움을 참지 못하고 그것이 거울인 것도 잊은 채 막 그 안으로 뛰어들어가고 싶어한다. 그 순간 마술사는 갑자기 거울 문을 닫는다. 그리고 거울 문을 다시 열자, 맙소사, 그 사이 세월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흘러 거울 속 세상은 적막하고 황량하기만 하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소름이 끼쳐 그만 달아나 버린다. 이 장면을 본 연암은 말한다. 「아! 이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렇구나. 세계의 몽환이 본디 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