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은 생성의 시작
'소멸'도 좋지만 김상일 선생이 쓰는 '이울어짐'(perishing)이라는 번역어가 화이트헤드의 의도를 더 잘 살리는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 ― 더 정확히는 플라톤 ― 의 생성의 학설은 소멸의 학설(doctrine of perishing)에 의해 균형잡혀져야 한다. 계기는 소멸할 때에 존재의 직접성으로부터 직접성의 비존재로 이행한다. 그러나 이는 무(無)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굽힐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모든 시간은 소멸하여, 해명을 위한 방도가 되어간다.'(Pereunt et imputantur.) 인류의 일상적 표현은 우리 과거에 3개의 양상 ― '인과성', '기억', 그리고 직접적 과거의 경험을 그것의 변형된 현재의 기초로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것 ― 을 부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