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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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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에게 최후로 남아있던 '생존의 권리'가 폐지되고 경쟁적 노동 시장이 마침내 출현해 시장이 사회를 자신의 부속물로 전락시켜나간 변화의 과정을 칼 폴라니는 다음과 같이 장대하게 묘사한다.

"과거에 인민들은 예쁜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돌보아주어야 할 짐승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서들 온갖 난관을 뚫고 스스로를 돌보라고 내팽개쳐진 것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생존 권리의 품에 포근하게 안긴 채 그저 저질 인간으로 퇴락하는 비참을 겪었을 뿐이지만, 이제 근로 인민들은 집도 절도 없이 사회를 떠돌게 내버려진 것이다. 가족도 친족도 떨어져나가고 자신의 고향과 소중한 삶의 환경을 깡그리 잃은 채 외톨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요컨대 과거 제도가 사람들을 옴쭉달싹 못한 채 푹푹 썩어가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했다면, 이제 사람들은 바깥 세계에 내동댕이쳐져 굶어죽는 재난에 부닥친 것이다. ... 인간은 이제 스스로 체념하고 현세로 올라와 아가리를 벌린 지옥 속에 몸을 내맡겼다."*

12/03/22

*폴라니, 홍기빈 역, <거대한 전환>에서 조금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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