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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고문치사 혐의로 수감된 조한경 경위와 강진규 경사. 대공분실 수사관들이 그들에게 은밀히 찾아와 1억원을 제안하고 "빨갱이 하나 죽인 것 가지고 무얼 그렇게 고민하냐"며 조직을 배신할 경우 징역을 나오더라도 무사치 못할 것이라는 회유와 협박을 하고 떠나자, 그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매일 밤 찬송가를 부르고 밤늦도록 흐느껴 울었다고 한다. 이를 이상히 여긴 이부영씨는 조작과 은폐의 전모를 알아내고 진실을 편지로 써 외부로 반출하는 데 성공했으니, 결국 두 수사관의 통곡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죄 없는 이들의 비통한 절규는 대공분실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해 하늘이 들을 수 없었지만 두 수사관의 울부짖음과 기도는 하늘에 닿아 그제서야 하늘도 한 어린 학생이 그 차가운 곳에서 어떻게 외롭게 죽어갔는지 알게 되었던 걸까.

12/03/17

* 중앙일보, 2012-01-31, "박종철 사건 1억 주고 덮으려해 분노가 치밀어…"
프레시안 키워드 가이드, 11-03-08, "박종철 고문 축소 조작 진상 폭로(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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