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가난은 사람을 갈아 청년을 노인으로 만든다 본문
"먹구름이 몰고 온 암흑은 너무나 짙었다. 추위, 불결함, 병마, 무지, 가난은 그 성스러운 존재를 보좌하는 영주들이자 막대한 권력을 전횡하는 귀족들이었는데 그중에서도 가난이 제일 심했다. 본보기로 맷돌에 갇혀 끔찍하게 갈리고 또 갈려본 사람들이 모퉁이마다 웅크려 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들은 모든 문간을 드나들었고, 모든 창문에서 내다봤으며 바람에 옷자락이 나부끼는 자리 어디에서나 펄럭였다. 그들을 으깨 버린 맷돌은 노인을 갈아서 청년으로 만들어 준다는 전설 속의 맷돌이 아니었다. 그것은 청년을 갈아서 노인으로 만들어 주는 맷돌이었다.
… 때가 다가오고 있어서였을까. 무료함과 굶주림 속에서 오랫동안 점등인을 지켜보던 이 지역의 비쩍 마른 허수아비들이 점등 방법을 개선해 보면 어떨까, 밧줄과 도르래로 등불 대신 사람을 매달아 어두운 시대를 밝혀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품었다. 그러나 아직 때가 무르익은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프랑스로 불어오는 모든 바람이 허수아비의 누더기 옷자락을 펄럭였지만 헛수고였고, 노랫소리와 깃털이 고운 새들도 바람의 경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더클래식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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