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박지원
연암은 경상 감사 정대용의 부탁으로 도내의 의심스러운 옥사들을 심리하는 일을 맡은 적이 있다. 연암은 일련의 사건을 조사한 바를 경상 감사에게 편지로 써서 보냈는데, 그 편지들이 에도 실려있다. 흥미롭다. 아래는 그 중 한 사건. “함양 사람 장수원이 한조롱이란 계집을 치사한 사건에 대해 초검과 복검이 모두 스스로 물에 빠진 것으로 실인을 삼았으나, 조서를 반복하여 살펴보고 그 정실을 참작해 보면, 조롱이 수원에게 위협과 핍박을 받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처녀의 몸으로 남의 곁방살이를 하는 처지라, 비록 몹시 부끄럽고 분하지만 어디다 하소연할 데도 없고 형편이 너무나 궁하여 어디 갈 곳조차 없는지라 저 맑고 깨끗한 못만이 그녀의 몸을 깨끗이 보존할 만한 곳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비록 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