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토 진사이 (27)
모험러의 책방
「그럼에도 왕부지와 동시대의 일본유가사상가들의 공통된 주제와 관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 모두 주희에 의해 정립된 정통유가론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옛 황금시대에 대한 믿음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특히 일본의 진사이의 경우처럼) 이상적인 과거와 경멸스런 현재를 대립시키려 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송말과 원말의 사상에서 드러나는 보다 금욕적이고 관조적인 경향에 반대하여 행동과 동작과 감흥을 재평가하고 욕망을 인정하였으며 결코 과욕과 일탈을 경원시하지만은 않았다.(일본은 야마가 소코오가 그 기원이다.) 그들은 질서와 조절의 원칙인 리가 기의 전개에 대해 갖는 선행적이며 초월적인 위상에 비슷한 의문을 제기한다. 왜냐하면 리와 기는 각기 독립적이며 고립된 두 실체를 형성할 수 없..
「학문이 진보하면 날마다 자신에게 없는 점을 알게 되어, 반드시 전날의 것에 더해지는 바가 있는 것이다. 덕이 확립되면 한 달이 지나가도 자신의 장점을 잊어버리는 일이 없게 되고 또한 초심을 잊지도 않게 된다. 날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배움에 힘쓰면서 싫증을 낼 줄 모르는 사람이라야 가능한 일이다. 한 달이 지나가도 자신의 장점을 잊어버리지 않게 되는 것은 안으로 자기 스스로 반성하는 자라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알고 있고 또한 자신의 장점을 잊어버리지 않으면서 매일 그리고 매달 생각하고 반성하고 늘 마음속에 두고 있으면 그 진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완수하게 된다'(『역경』, 계사전상 제9장)는 것이다...
「자공은 일찍이 공자에게서 일관(一貫)이라는 원리에 대해 가르침을 들었지만 아직 그 구체적인 방법은 알지 못했다. 그래서 "한 마디 말로써 평생토록 행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던 것이다. 그리고 공자는 그 물음에 대하여 '그것은 아마도 서(恕)일 것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대체로 다른 사람의 나쁜 점은 보기 쉽지만 다른 사람의 고민은 잘 보지 못하는 법이다. 자신을 다스리는 데에는 관대하지만 남을 대할 적에는 언제나 가혹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사람이면 누구나 지니는 결점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서(恕)로써 마음에 두면 다른 사람을 심하게 책망하지 않고서 능히 그 잘못을 용서하고 그 어려운 사정을 도와주게 되는 것이다. 그 효용은 말로 이루 다 할 수 없을 정도인 것이다. 그러므로 '평생토록 행할 만..
"하늘이 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하늘에는 마음이 없다. 그러나 하늘은 사람들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곧으면 기뻐하고, 성실하면 신뢰한다.」* 15/01/02 * 이토 진사이, 2013/06/13 - 사람이 도를 넓힌다 2013/12/23 - 신은 인간에게 의존한다 2014/11/09 - 일점영명(一點靈明)의 뜻 이토 진사이
「후세의 학문은 논리가 지나치게 긴밀한 동시에 힘써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인간의 마음에 틀을 매어서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서 허물을 지적 받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람은 목석이 아니므로 허물이 없을 수는 없으며, 다만 그 허물을 깨닫고서 속히 허물을 고쳐 선(善)을 따르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억지로라도 허물이 없고자 한다면 그 마음을 불기 없는 차가운 재와 같은 상태로 하고 그 육체를 생기 없는 고목과 같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마음을 굳게 지키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면서 외면은 그럴싸하게 꾸미지만 내면은 그렇지 못한 상태에 필연적으로 이르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허물이 없는 것을 중시하지 않고 능히 자신의 허물을 고치는 것을 중시..
「마음은 일체(一體)라고 할 수 있다. 온화자량(溫和慈良)하면 인(仁)이 되고, 극벌원욕(克伐怨慾: 남 꺾기를 좋아하고, 뽐내고, 원망하고, 탐욕스러운 것)하면 불인(不仁)이 되는 것이다. 어디에 중점이 있는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덕을 아는 이는 인에 힘을 쏟는 일에 노력하고, 악을 막는 일에는 그다지 힘을 쏟지 않는 것이다. 덕에는 중시할 만한 것이 있음에 반해 욕망에는 혐오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덕을 잘 알지 못하는 이는 단지 욕망이 마음에 누를 끼치는 것을 미워하여 오로지 욕망을 억눌러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노력한다. 그러나 이것은 진실로 덕을 지니도록 수양하면 욕망은 자연히 감퇴하여 말을 듣는 것이므로, 욕망이 자신을 어지럽히는 것을 혐오하여 억지로 ..
「군자의 마음은 선한 일을 칭찬하는 것은 길게 하고, 악한 일을 비평하는 것은 짧게 한다. 그러므로 미명(美名)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찬미하고 칭양하여서 그 선한 일을 완성하게끔 해준다. 악명이 있는 이에 대해서는 변명의 기회를 주어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해주고서 끝내 악인이 되지 않게끔 해준다. 소인의 마음은 모질고 인정이 없으며 선을 미워한다. 다른 사람에게 미명(美名)이 있으면 숨긴 죄상을 찾아내어 밝혀서 그 선한 일을 잡치게 만든다. 다른 사람에게 나쁜 소문이 있으면 죄가 없는데도 일을 꾸며서 그 죄를 입증해 보인다. 군자와 소인의 마음 씀이 다른 것이 언제나 이와 같다.」* 14/12/29 * 이토 진사이, 에서 발췌, 수정. 2014/11/10 - 선은 길게, 악은 짧게 2014/07/12 -..
「사람의 말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치에 맞는 것이 중요하지 화려하게 꾸미는 것은 중요치 않은 것이다. 그리고 이치에 맞는 말은 망령되이 발언되지 않고 망령되이 발언되는 말은 이치에 맞는 경우가 많지 않은 법이다. ... 무릇 격렬하게 드러나는 언어는 쉽게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지만 반드시 폐해가 있는 법이다. 반면에 온화하고 속 깊은 언어는 더디게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지만 결국은 사람들을 승복케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어는 격렬하지 않은 것이 근심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귀 기울이게 할 만한 온화함이 없지 않을까를 근심해야 할 것이다.」* 14/12/28 * 이토 진사이, 에서 발췌, 수정. 인(仁) 이토 진사이
「슬퍼해야 할 때에는 슬퍼해야 하고, 즐거워해야 할 때에는 즐거워해야 한다. 이것은 인정(人情)의 자연스러운 바로 비록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보통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므로 인정은 성인도 부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만일 인정의 발로가 절도에 맞으면 그것은 천하의 달도가 되지만, 절도를 벗어나게 되면 한 인간의 사정(私情)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인정에서 추구하여 편안하지 않은 것은 성인도 행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인정을 억압하는 일은 인정을 방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쁜 일이라 하겠다.」* 14/12/27 * 이토 진사이, 2014/02/22 - 정욕을 억제하면 정신에 증오가 생긴다 2013/07/27 - 성을 억압하면 인간은 노예가 된다, 그것도 폭력적인 2014/11/09 - 정情이 바로 도道이고 ..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 "안평중(제齊 나라의 재상 안영)은 사람을 잘 사귀는구나. 오래될수록 오히려 공경하니."에 대한 이토 진사이의 해설: 「중용은 천하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다. 생각건대 중용의 어려움은 천하의 사람들 모두가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쉽게 행할 수 있는 일을 시종 변함없이 행하는 데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중용은 능히 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이유를 안다면 안자(晏子)의 행동이 쉽사리 도달할 수 없는 경지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4/12/26 * 이토 진사이, 2014/03/03 - 안자의 스승 2014/03/02 - 재상 안자의 생활 중용 이토 진사이
「공자가 사람을 취할 적에는 언제나 타고난 자질의 장점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을 좋아하는 면에 대해 크게 칭찬하였다. 안연에 대해 칭찬했던 것과 같은 일이 이와 같은 경우이다. 지금 자천에 대해서도 우선 그 덕을 칭찬한 뒤에 이것을 그 스승과 친구의 훈도의 성과로 파악하였다. 대체로 타고난 자질의 뛰어남에는 한계가 있지만 학문의 효과는 무한한 것이다. 만일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친구에게서 도움을 받으면서 그 장점만을 받아들이다면 어떤 학문에도 통달할 수 있으며 어떤 덕이라도 완성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후대에는 진실로 호학하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아랫사람에게 질문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좋은 친구를 멀리 하게 되니 결국 학문의 효과가 선천적 기질의 편향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마치 ..
「타인의 좋은 점을 좋다고 인정하는 일은 언제나 미치지 못하고 타인의 나쁜 점을 미워하는 일은 언제나 넘치는 것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니게 마련인 결점이다. 그러므로 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면 좋은 점에 대해서도 적당히 좋아하게 되고 나쁜 점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미워하지 않게 된다. 이와 반대로 만약 남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게 되면 좋은 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좋아하지 않게 되고 나쁜 점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미워하게 된다. 이 때문에 오직 인자(仁者)라야만 남을 좋아할 수 있고 남을 미워할 수 있는 것이다.」* 14/12/25 * 이토 진사이, 2014/11/03 - 자신을 다스리고 남은 책하지 않는다 2014/11/10 - 학문의 요체는 자신을 돌이키는 것 2014/11/10 - 선..
「시는 살아있는 활물이다. 그 언어에는 애초부터 정해진 의미가 없다. 그 의미에도 처음부터 정해진 기준이 없다. 끊임없이 흘러 통하고 변화하면서 천만가지의 다양한 모습을 지니며 아무리 퍼내도 조금도 마르지 않고 물으면 물을수록 더욱 끝이 없고 다함이 없다. 식견이 높은 사람이 보면 높게 보이고 낮은 사람이 보면 낮게 보인다. 위로는 왕공과 귀족으로부터 아래로는 농민과 노예에 이르기까지 길흉과 우락(憂樂), 비환(悲歡)과 영욕에 걸쳐서 각각 그 사람의 마음에 통하여 공감되지 않는 바가 없다.」* 14/12/25 * 이토 진사이, 이토 진사이
「학자는 가난을 근심하지 않아야 비로소 (도를) 즐길 수가 있다. 부유함을 즐거움으로 삼지 않아야만 비로소 예를 좋아할 수 있다. 그래야만 곧바로 학자가 덕에 가득 차고 도를 즐겨서 빈부를 빈부로 의식하지 않음을 볼 수 있게 된다. 생각건대 가난해도 도를 즐겼던 이는 안회가 바로 그 사람이다.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했던 이는 주공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러나 가난해도 도를 즐기는 사람은 그대로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가난해도 도를 즐기는 사람이다. 양자는 따로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처지가 바뀌면 모두 그렇게 되는 것이라 하겠다.」* 14/12/25 * 이토 진사이, 이토 진사이
논어 첫머리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에 대한 이토 진사이의 해설: 「학(學)은 '본받다'와 '깨닫다'는 뜻이다. 옛날의 주석을 살펴보고 자신의 견문에 비춰서 본받고서 깨닫는 것이다. 습(習)은 거듭 익히는 것이다. 열(說)은 열(悅)과 같은 뜻이니 기뻐하는 것이다. 이미 배운 것을 때맞춰 반복 연습하면 지식이 넓어지고 도리가 분명해지니 그것은 마치 깊이 자다가 갑자기 잠을 깨거나 절름발이가 불쑥 일어서는 것과 같아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다. 원래 도(道)는 광대한 것이어서 오직 배움을 통해서만 다 익힐 수 있고, 반복해서 연습하지 않으면 그 극한까지 도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성인은 배움을 중시하는 동시에 반복 연습하는 것을 필수적인 것으로 여겼다.」* 14/12/24 * 이토 진..
「대체로 높은 곳을 끝까지 올라보면 반드시 낮은 곳으로 되돌아가고 먼 곳을 끝까지 가닿아 보면 반드시 가까운 곳으로 되돌아오는 법이다. 이렇듯 인간의 생활에 가깝고 낮은 곳으로 되돌아 온 연후에라야 그 견해는 비로소 내용을 지니게 된다. 왜냐하면 비근한 곳에는 언제나 살 수 있지만 고원한 곳에는 언제나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14/12/23 * 이토 진사이, 2014/11/07 - 도는 가까운 데 있다 2014/11/13 - 유학은 자신을 향한 예배 이토 진사이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호학好學)이 으뜸이고 영민함이 그 다음이며 재능 있는 것이 또 그 다음이지. 대체로 호학의 이점은 깊어지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고 높아지면 누구도 미칠 수 없다는 것이다. 천하의 재능과 영민을 다한다 해도 모두 미칠 수 없지. 그러므로 호학이 천하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야. 사람들은 모두 총명이 귀한 줄은 알면서도 실상 호학의 효험이 총명보다 수만 배가 되는 줄은 모르지. 총명이 남 같지 않다고 걱정하기보다는 호학의 뜻을 스스로 돈독히 하는 게 낫단다.」* 14/11/10 * 이토 진사이, 에서 발췌, 재구성. 성(誠) 배움 이토 진사이
하나로 꿸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동자가 물었다. "보통은 말하기를 박학과 다학은 같다고들 합니다만 지금 상반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째서입니까?" 대답하였다. "한 가지에서 만 가지로 나아가는 것을 박학이라 하고 만 가지에다 만 가지를 더하는 것을 다학이라 하는 것이다. 박학은 뿌리 있는 나무와 같아서 뿌리에서 줄기로, 가지로, 잎으로, 꽃과 열매로 뻗어가지. 번성하고 빽빽하게 자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무성하지만 한 기운(一氣)이 흘러 닿지 않는 곳이 없으니 자랄수록 멈출 수 없지. 다학은 오색 비단으로 만든 꽃과 같은 것이지. 나뭇가지와 이파리, 꽃과 열매가 하나하나 잘 배치되어 찬란하고 화려해서 볼만하고 사랑스럽지만 건조하고 메말라 키워 기를 수 없고 유한해 늘릴 수 없다. 이 둘은 삶과 ..
"군자는 선을 훌륭하게 여기는 것은 길고 악을 미워하는 것은 짧아, 악을 미워함은 자기 몸에서 그치고 선을 훌륭하게 여김은 자손에게까지 미친다."* - 『춘추공양전』, '소공 20년' 14/11/10 * 이토 진사이, 에서 재인용. 2014/11/10 - 리(理)라는 글자에 집착한 폐단 선과 악 이토 진사이
「리(理) 한 글자에 의지해 천하의 일을 결단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일을 오로지 리에 의지해 결단하면 잔인하고 각박한 마음이 많아지고, 관대하고 인후한 마음은 적어지지. 위의 덕이 박절하면 아래에는 반드시 상처를 입어 사람들도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단다. 모름지기 장자長者의 기상을 가져야 하는 것이야. 악은 숨겨 주고 선은 드러내 주며, 남의 좋은 점은 완성해 주고 남의 악은 이루지 못하게 하며, 자신 스스로는 무겁게 책하면서 남은 가볍게 탓하는 것, 이것이 모두 장자의 기상이지. 어진 사람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이지, 자잘한 소인 유학자들이 미칠 수 있는 지경이 아니야. 내가 『통감찬요』 등의 책을 보니 인물 비평이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함에 털끝만큼도 가차 없어 엄하다고 할 만하더구나. 하지만 결단이..
「"학문의 요체를 여쭙니다." 대답하였다. "학문의 요체는 오직 자신에게 돌이켜 찾는 데 있을 뿐이다. 『중용』에, '활쏘기는 군자와 비슷한 면이 있다. 활을 쏘아 과녁 정곡에 맞지 않으면 잘못을 자기에게 돌이켜 찾는다'라 하였고,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어진 사람은 행동이 활쏘기와 같다. 활 쏘는 사람은 자기 몸을 바르게 한 이후에 활을 쏘아, 쏜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으면 자기를 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에게 돌이켜 구할 뿐이다'라고 하셨으니 평생토록 사용해도 다 쓸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게 이것이지. 또 말씀하시길, '남을 사랑했는데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신의 인을 돌이켜 보고, 잘 다스리려는데 잘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신의 지혜를 돌이켜 보고, 예로 잘 대해 주는데 답례가 없으면 자신의 ..
「(지극한 천리를 다하고 털끝만큼도 사사로운 인욕이 없다는 것이 왕도라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동자가 물었다. "그러면 왕도는 욕구[욕망]를 경계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까?" 대답하였다. "그렇지는 않지. 『서경』에 이르기를, '의로 일을 제어하고 예로 마음을 제어한다'고 하였고 『맹자』에 이르기를, '군자는 인으로 마음을 보존하고 예로 마음을 보존한다'고 했지. 예의로 잘 다듬으면 정이 바로 도이고 욕구가 바로 의인데 미워할 무엇이 있겠느냐. 예의로 잘 다듬지 못하고 사랑을 끊고 욕구를 없애려고만 한다면 이는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다 오히려 더 잘못되는 것이니, 지극한 정까지 다 끊고 없애 버려 형체를 상하게 하고 눈과 귀를 막아 버린 뒤에야 그치게 될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
「동자가 물었다. "완성된 덕으로서의 인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겠습니까?" 대답하였다. "그래. 자애의 마음이란 모든 것을 다 품고 어느 곳에서도 다 통하는 것이야. 안에서 밖에까지 이르지 않는 곳이 없고 어느 곳에나 도달하지 않는 곳이 없지. 그러면서 잔인하고 각박한 마음이 털끝만큼도 없는 것을 바로 인이라 하지. 여기에 가지고 있으면서 저기에서 행하지 않는 것은 인이 아니야. 한 사람에게는 베풀면서 열 사람에게 미치지 않으면 인이 아닌 것이다. 눈 깜박이고 숨 쉬는 때에도 있고 잠자고 깨어있는 순간에도 통하지. 마음은 사랑과 떨어지지 않고 사랑은 마음에서 온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 바로 인이야. 그러므로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큰 덕은 없고 사람을 해치는 것보다 선하지 않은 것은 없지. 공자의 문하에서..
"글공부는 과하게 하기 쉽고 덕행은 미치기 어려운 게 예나 지금이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늘 보이는 병이다."* 14/11/07 * 이토 진사이, 이토 진사이
"배우는 사람 스스로 도가 비근함을 부끄러워하면, 감히 고담준론이나 논하고 기이한 행동을 하면서 세상에서 자신만이 고상하다 생각하고, 혹 '이상한 것을 파고들면서 신령스럽다 하고 하늘을 끌어와 드높다'고 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 14/11/07 * 이토 진사이, 이토 진사이
이토 진사이는 에서 주자학을 비판하며 주자학이 리(理)라는 글자에만 집착해 "잔인하고 각박한 마음이 많아지고 관대하고 인후한 마음은 적어"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너그러운 성인의 기상이 없어 "자기 지키기가 너무 엄격하고 남 꾸짖기가 너무 심해, 폐부에까지 스며들고 골수에까지 젖어들어 마침내는 각박한 무리가 되고 말았"다고 슬퍼하고 있다. 통쾌한 지적이다. 그러나 이토 진사이 역시 "공자는 최상의, 지극한, 우주 제일의 성인이시며 『논어』는 최상의, 지극한, 우주 제일의 책"이라고 말하며, 노자와 붓다의 가르침은 오직 허무와 적멸만으로 사람들을 옭아매고 미혹시키는 이단으로 단죄하고 공자와 맹자가 제시한 기준은 만고불변에 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 어찌 이리 각박하고 좁은가. 또한 공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