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반대말은 무의미
「저의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20년 전에 은퇴를 했어요. 은퇴하기 전에는 온갖 의무들을 지고 있었습니다. 정기적으로 학생들을 만나야 했고, 보고서도 제출해야 했습니다. 때때로 원고 독촉에 시달리거나 교내 직원들과 불화가 생기기도 했죠. 그러니 저는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낼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미 수많은 어려움들이 제 앞에 놓여 있었고, 그것들을 처리하면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은퇴를 하고 난 후, 저는 스스로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저에게 이런저런 일들을 하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 어려움 없이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연금도 나왔으니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어요. (웃음) 근데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었습니다. 비극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