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 갔을 때였다. 빵을 고르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가씨가 물었다. "봉투 필요하세요?" 나는 기다렸다는 듯 짜잔 하고 잽싸게 후드티의 앞주머니에서 준비해 간 그 빵집의 봉투를 꺼내며 말했다. "봉투 가져왔습니다!" 그녀는 즐거운 표정으로 "어!" 하고 짧게 한 마디 내뱉더니, 날 보고 활짝 웃어주었다. 뜻하지 않은 반응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괜히 의기양양하여 나는 듯 발걸음이 가벼웠다. 13/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