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라
왕양명은 인간의 희노애락, 오욕칠정과 생각(판단)과 감각을 모두 긍정한다. 다만 말한다. '오직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라. 공(空)에 빠져 꺼진 재처럼 되어 지성을 잃지 말라.' 아, 번개처럼 정신을 번쩍 들게하는 지혜의 말씀이다. . . ― 구천이 물었다. "근년에 저는 넓기는 하지만 대충 훑어보는 학문에 싫증이 났기 때문에 매번 고요히 앉아 생각과 사려를 물리쳐 그치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혼란스러움을 느낍니다. 무엇 때문입니까?" 선생께서 대답하셨다. "생각을 어떻게 그치게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생각을 바르게 해야한다." ― (구천이) 또 물었다. "공부하여 마음을 수렴하고 있을 때 어떤 소리나 색깔이 앞에 나타나면 평소와 마찬가지로 보고 듣게 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