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초반부에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 후치의 아버지는 초장이다. 후치가 아버지에게 특정 재료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묻는다. "적당히."라고 아버지는 답한다. 후치는 툴툴거린다. '적당히'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나 '적당히'의 양을 아는 사람이 고수다. 그것은 오랜 경험으로 체득하는 '감'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을 보자. 부처님이 설한 초전법륜(첫 가르침)의 고갱이는 "중도"다. 너무 방탕하게 살지도 말고, 너무 금욕적으로 살지도 말란 얘기다. 즉, '적당히'를 설한 셈이다. 역시 부처님은 고수였다. 이쯤 되니까, 도 닦는 업계에서 여전히 올타임 넘버원의 초고수 지위를 차지하고 계신 것이다. 셰익스피어도 고수였던 것 같다. 그는 에서 로렌스 수사의 입을 빌려 말한다. "적당히 사랑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