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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류의 책을 팔아 먹고 사는 사람에게 쌍욕을 날린 변영주 감독을 지지한다. x같은 것은 x같은 것이다. 때론 쌍욕이 아니고서는 적절히 표현할 길이 없는 심경이 있는 법이다.

"제가 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나요?" ― 이렇게 말하며 모욕감에 한숨도 못 잤다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도 이해한다. 타일러 더든이 말했듯, 자기계발서는 정신적인 자위행위다.  변영주 감독은 그러한 자기 연민이 "독약"이라고 지적했지만, 때론 자위라도 해야 살아갈 힘을 얻는 게 또 우리다. 야동을 제작해 팔아도 돈을 버는데, 김난도 교수가 청춘팔이로 자위 소스를 제공해 수십억을 벌었다 하여 그게 꼭 개쓰레기 짓은 아닌 것이다. 다만 김난도 교수의 반응은 좀 의외였긴 하다. 한 사람의 경지는 칭찬이나 모욕에 대한 반응에서 정확히 드러나는 법이다(특히 모욕당했다고 느꼈을 때). 나는 김난도 교수가 <아프니까 청춘이다>같은 책을 쓰길래 이젠 아픔 따위는 넘어선 멘탈갑인 '어른'인 줄 알았다. 

쏟아지는 청춘 위로·공감·힐링 관련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런 생각을 했다. 대체 누가 누구를 위로 하는가? 청춘은 위로의 대상이 아니라 영원히 경배와 질투의 대상일 것이다. 소설과 혁명의 주인공은 늘 청년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청춘을 살지 못하는 자는 언제나 청춘에 대해 시끄럽게 떠들 것이지만, 청춘을 사는 자는 언제나 말이 없을 것이다. 아차, 나도 이미 너무 떠들어버렸다. 아래는 변영주 감독의 말.

"왜 그러는가. 왜 그렇게 우아들을 떠는가. 인생 개같이 살면서, 맨날 다 뺏기면서, 이용당하면서 왜 이렇게 우아한 척을 해."*

12/10/06

* 변영주 감독, 12-10-01, 프레시안 인터뷰, <'화차' 변영주 감독 "꼰대들과 싸우는 것이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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