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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활의 청교도적 윤리 본문

명문장, 명구절

농활의 청교도적 윤리

모험러

「기상은 오전 6시에 해야 했다. 집에서 가져온 쌀과 부식으로 하고 작업반장 지시에 따라 오전 7시 30분경부터 작업장에 나갔다. 학생들은 일하랴, 농민과 농촌으로부터 '학습'하랴, 토론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문자 그대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하루 24시간이 거의 빈틈없이 짜였다. 농활에서 농민들과 빚은 제일 큰 마찰은 새참 문제였다.

... 예컨대 강원도 같은 경우 학생들의 농활 시기가 옥수수 철인데, 옥수수를 따다가 농민들이 일해줘서 고맙다고 옥수수를 주면 그것도 절대로 안 먹겠다고 버티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농민들은 학생들이 하루 세 끼를 직접 해먹는 것도 서운하고 미안한데 새참까지 거부하는 것을 보고 "학생들이 정을, 인심을 너무 거부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새참 안 먹으려면 오지 마라"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한 아주머니가 김치를 가져다줬더니, 그것도 돌려보내는 일이 있었다. "이거 먹으면 선배한테 혼나요"라고 울먹이면서 돌려보낸 것이다. 한 대학 국문과 학생들의 농활에서는 밤 11시에 시작된 학년별 토론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농민과 거리감이 생기게 될 바에는 무엇 때문에 농활을 하느냐며 농민들이 주는 것을 받자는 주장과, 원칙 고수파의 끝없는 논쟁이었다. 한 학생팀의 경우 농활 나흘 만에야 미숫가루 먹는 것이 허용됐다.」

-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18권.

비슷한 경험. 다만 선배들 때와 달리, 우린 좀 거부하는 척하면서도 거의 자유롭게 새참을 먹었다. 무척 맛있었다. 끝없는 논쟁 파트가 인상적이다. 새참 문제 말고도, 많은 논쟁과 토론, 평가가 있었고, 늦게 자기 일쑤였다. 잠이 늘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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