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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서 농노에로의 전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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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서 농노에로의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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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공산주의의 러시아 정권을 낱낱이 파헤친 잔 토쉬첸코(Zhan Toshchenko)의 『켄타우르스 문제(Kentavr-Problema)』를 보면 소비에트 몰락과 함께 탄생한 과두지배계급 22명이 국가 전체 부의 40퍼센트를 장악하는 "거대한 국가 자산의 착취"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가 정책과 현실을 비롯한 여론이 제각기 상충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이 또한 "누가 러시아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여론조사에서 40퍼센트가 "거대자본", 오직 3퍼센트가 "국회", 그리고 1퍼센트가 채 안 되는 사람들이 "국민"이라고 답했다는 것이 하등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앞서 인용한 두 명의 저자 모두 후기 공산주의 러시아의 "국민"이란 국가의 주체인 시민이라기보다는 마치 농노를 연상시키는 피지배계급으로 전락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것입니다. 21세기 러시아의 국민들은 명분상으로는 시민이지만 지배계급에 의해 지난 시대의 농노들처럼 "무기력하고, 사회적으로 무능하며, 모든 권리를 빼앗긴 존재"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현직 관료들과 "국민"은 서로를 마치 다른 나라 사람 보듯이 하지요.」*


15/08/06


* 인디고 연구소(InK) 기획. (2014). 희망, 살아 있는 자의 의무: 지그문트 바우만 인터뷰. 서울: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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