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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와 조화의 철학, 화이트헤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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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와 조화의 철학, 화이트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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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비이원성의 철학, 중용의 철학이 필요하다.


「파르메니데스에 의하면 존재는 생각하는 것과 동일하고,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인간은 생각함으로써 존재하고, 하이데거에게 있어서도 참된 존재는 현존재이며, 죽음과 시간 속에 던져진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는 인간만이 현존재이다. 이들의 존재론 혹은 형이상학에서 참된 존재는 사유하는 존재라는 것이 깔려 있다.


이것은 이성적 사유에 의해서 규정된 것을 우선시하고 나머지 가치 개념을 부차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성적 도구라는 입장에서 이분법적 사유들이 발생한다. 정신/육체, 이성/감성, 인간/자연, 남성/여성, 개발/미개발 등의 구도가 근대적 사유의 핵심을 이룬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유 체계에 수반된 잘못된 부산물로는 도구적 이성의 팽배로 인한 의미와 목적의 상실, 인간 중심주의로 인한 자연의 남획과 환경파괴, 개별적 감성과 구체성에 대한 이성 중심주의적 억압, 여성에 대한 남성 중심주의적 차별, 그리고 서구 중심적 문화제국주의 등을 들 수 있다."(이승환·김용석 대담,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받다>)


그것에 대한 반발로 후기 철학은 근대적 사유의 이분법을 해체하고, 자연·감성·여성·육체에게 인간·이성·남성·정신과 동등한 존재론적, 가치론적 지위를 부여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그것은 억압된 개념들을 너무나 강조한 나머지 '거꾸로 선 이분법'을 주장한다. 감성이 이성의 우위에 있고, 육체가 정신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것이다. 이는 후기 근대철학이 목표로 삼는 도구적 이성의 해체에 이른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분법적 구조를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이트에게 있어서 현실적 존재자는 미적 가치를 실현하는 모든 존재를 가리킨다. 이런 점에서 그의 존재론은 자연과 인간을 구별하지 않으며, 남성/여성, 육체/이성을 구별하지 않는다. 이미 화이트헤드의 현실태의 구성 요소 중의 하나인 목적인이 미적 가치에 근거해 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이런 점들이 화이트헤드의 철학이 서양철학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 한다.」*


14/12/11


* 김영진, <화이트헤드의 유기체철학: 위상적 세계에서 펼쳐지는 미적 모험>에서 인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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