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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는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실재는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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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 질서에서는 마음이 물질, 특히 몸을 접고(감싸고) 있다고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몸은 마음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물질 우주 전체를 접고(감싸고) 있다. 

이러한 몸과 마음의 관계는 사실 4장에서 이미 다루었다. 우리는 거기서 고차원 실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 고차원 실재가 더 낮은 차원의 요소들로 투영된다. 이 요소들 사이에는 위치를 특정할 수 없고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관계도 성립하고, 몸과 마음의 관계와 같이 서로가 서로를 동시에 감싸고 있는 관계도 성립한다. 따라서 더 넓게, 더 깊게, 더 내밀히 들어가면 실재는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다. 실재는 더 높은 차원으로서 마음과 몸의 바탕(common ground)이면서 마음과 몸을 넘어서 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은 단지 어느 정도로만 독립성을 갖는 부분전체(sub-totality)로, 이 상대적인 독립성 역시 고차원의 바탕에서 나온 것이다(명시 질서가 어느 정도 독립된 이유도 내포 질서 때문이듯). 몸과 마음은 이 고차원 바탕에서 궁극적으로 하나가 된다. 

... 물론 이것은 제한된 설명이다. 적어도 몸 밖의 물질인 타인, 사회, 인류 전체를 포함해야 실제 사태에 대해 올바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이 때 어떤 상황에 있든 다양한 요소는 어느 정도로만 독립적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주의 깊게 살펴보면 각 요소는 더 높은 차원이 부분전체(sub-totality)로 투영된 결과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사람 하나하나를 다른 사람이나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독립된 실재로 보는 것은 착각이고, 실제로도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이들 모두는 단일한 전체(a single totality)의 투영이다. '인간'으로서 이 전체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는 우리 의식의 내용물인 실재(reality)를 변화시키려는 바로 그 행동을 통해 우리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떤 일을 하든 심각한 혼란을 계속 겪을 수밖에 없다.」*

14/09/22

* 데이비드 봄, <전체와 접힌 질서: 물리학계 이단아 봄의 양자물리학 해석>, 원서와 대조하여 마음대로 수정. [David Bohm, Wholeness and the Implicate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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