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8/02 (3)
모험러의 책방
소네트(Sonnet) 104- 셰익스피어(Shakespeare) 아름다운 친구여, 내겐 당신은, 결코 늙지 않는다내가 당신의 눈을 처음 들여다 보았던 그 날처럼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다 그 사이 나는 보았다 계절이 바뀌어가는 것을 이제나 그제나 푸르고 싱싱한 당신을 처음 본 이래로세 번의 추운 겨울이 나뭇잎을 떨어뜨려 여름의 콧대를 세 번 꺾어놓았고세 번의 아름다운 봄이 세 번의 노란 가을이 되었으며세 번의 사월 향기가 세 번의 뜨거운 여름 속에서 불타 사라졌다 아, 그러나 아름다움은, 시계의 시침과 같아언제 발걸음을 옮겼는지조차 모르는 새 도망치는 법이다그러니 당신의 아름다운 자색도 나한테야 그대로지만그건 내 눈이 속는 것일뿐 실은 움직이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것이 걱정이니, 들으라, 아직 태..
셰익스피어 소네트 #103|덧붙이지 않는 것이 더 아름답다|(Shakespeare Sonnet 103) 소네트(Sonnet) 103- 셰익스피어(Shakespeare) 아, 내 뮤즈는 얼마나 빈곤한 시만 써대고 있는가능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그토록 훌륭한 주제,아무 찬사도 덧붙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쓰기만 하면 더 빛나는 그런 주제를 갖고서 아, 내가 더 시를 쓰지 못한다 해도, 나를 나무라지 말라! 그저 거울을 들여다보라, 그러면 그곳에 내 시구를 진부하게 하고 나를 부끄럽게 하며내 무딘 창작력을 압도하는 하나의 얼굴이 나타나리다 그러니 죄를 짓는 일 아니겠는가, 괜스레 고쳐보려다이미 그 자체로 완전한 주제를 망쳐놓는 것이?내 시는 오직 당신의 아름다움과당신의 자질을 노래할 뿐이나 당신이 거울을 들..
셰익스피어 소네트 #102|사랑을 떠벌이지 마라|(Shakespeare Sonnet 102) 소네트(Sonnet) 102- 셰익스피어(Shakespeare) 내 사랑은 강해졌다, 보기엔 약해진 듯해도내 사랑은 줄지 않았다, 그렇게 보일지는 몰라도누군가 제 입으로 자기 사랑이 얼마나 고귀하지 사방팔방 떠들고 다닌다면 그 사랑은 한낱 싸구려 상품이 될 것이다 봄, 우리의 사랑이 시작되었을 때나이팅게일이 여름 들머리에 노래를 시작하듯이나는 노래하며 오는 사랑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여름의 절정이 오면 그녀는 노래를 멈춘다 애절한 노래로 밤을 그윽하게 하던 봄보다여름이 덜 즐거워서가 아니라나뭇가지마다 쏟아지는 음악 소리 요란해감미로움도 흔해져 그 귀한 기쁨을 잃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녀처럼 나도 때로는 입을 다물리..